Thoughts on Evil III

My heart was pounding a heavy rhythm.

"She got all perfect scores? Except for one subject!"

The children were murmuring. Older students were so shocked by Eunju's grade they gathered on the way home to calculate her average. I couldn't believe it. She was smart but all perfect scores save one! A strange discomfort made me anxious and uneasiness washed over me. The rivalry with Eunju had already been resolved, and we were simply coexisting without issue.

Yet, the girl's triumph, though not my concern, created an unexplainable, unnerving anxiety in my mind. I returned home spiritless.

The next day, I was ecstatic, bragging to my mother as if the news were more joyous than Korea's independence.

"Mom, Eunju made her desk mate correct her answers while grading the test papers so she could get perfect scores. The school is in an uproar. The secret is out!"

Why was I so pleased? An evil was quietly growing inside me, the evil of hatred, the self-centered evil that dictated I must be right and my opponent must be wrong. The school was convulsed by Eunju's scandal, and from that day, she plunged into being the school's laughingstock. I ruthlessly and gleefully joined the condemnation.

Looking back now, I believe stress must have caused the boils that covered Eunju's head. The popular girl had become the pariah of the entire school. Even in such a situation, my young heart had no room for compassion or understanding. This was because the very evil I had once fought in Eunju, had found an equal in me. There was no space for sympathy for the friend who had once led us so cheerfully. Instead, a cruelty inside me was celebrating triumphantly.

I never offered kind words or gentle actions to comfort her, never!

"See! You are a bad kid and I was right!"

I joined the others in callously mocking the girl whose spirit had been completely crushed by the isolation.

My own downfall was less dramatic than Eunju's, but not without similarity. The children flocked around me who was quiet and also assertive. Easily becoming arrogant in my youth, I acted as if I were the very embodiement of justice. However, that fortress was pitilessly razed at Ssaengkkeol by Chunhwa's challenge, who had seen it through my vulnerability. I lost the argument and was completely defeated in the ensueing scuffle. With that, my spirit was broken, and I seemed to settle into simply getting along with other children on an equal status.

It was my quiet downfall; I had fostered an evil within myself, believing all the while that I was fighting against it.

(Korean)

악에 대한 고찰 III

가슴이 쿵쾅 거렸다

'다 백점을 맞았다고? 한 과목 빼고!'

아이들이 웅성거렸다. 선배 오빠, 언니들도 은주의 성적에 놀라서 하교길 중간에 다 모여서 평균 성적을 계산하고 있었다.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공부를 꽤 잘했지만 한과목 빼고 전부 백점이라니! 알 수 없는 불쾌감에 초조해지고 불안감이 덮쳤다. 이미 은주와의 대결구도는 한바탕 정리가 되었었고, 우리 둘은 선을 넘지 않으며 그냥 저냥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내 일이 아니건만 이 아이의 선방이 설명할 수 없는 그렇지만 묘하게 불안한 마음을 들게 했다. 풀이 죽어서 집에 돌아왔다.

다음 날, 나는 신이나서 대한민국이 독립된 것보다 더 기쁜 소식인냥 엄마에게 떠벌였다.

'엄마, 은주가 시험지 채점하면서 짝꿍한테 자기 답 다 고치게 해서 다 백점 처리했데! 학교에서 난리가 났어. 소문 다 났어!'

왜 그렇게 기뻤을까? 내 안에서 스물 스물 악이 자라고 있었다. 미움이라는 악, 내가 맞아야 하고 상대가 틀려야 한다는 자기중심의 악이 자라고 있었다.

학교는 은주의 스캔들로 뒤집혔고, 그 날 이후 은주는 학교 전체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나는 기세 좋게 그 비난에 잔인하게 동조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트레스 때문이었을거다. 은주의 머리가 종기로 뒤덮히게 된 것이 말이다. 인기 여학생이 학교 전체에서 따돌림을 받는 처지가 되었으니 말이다.

상황이 그러할진데 어린 나에게 자비심이나 이해심은 없었다. 은주의 악을 미워하고 거기에 대들었던 내 안에 그에 필적하는 악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 아이들을 유쾌하게 이끌었던 친구를 동정하는 마음이 스며들 여지가 없는, 잔인함이 내 속에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거봐! 너는 나쁜 아이고 내가 맞았지!'

하며 그 아이를 위로하는 어떤 따뜻한 행동이나 말을 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따돌림으로 내내 기가 죽어지냈던 그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함께 신이나서 몰인정하게 놀려댔다.

나의 말로는 은주의 그것만큼 드라마틱하지는 않았지만 흡사함이 없지만은 않았다. 조용하지만 대찬 내 주변으로 아이들이 다 몰려왔다. 어려서 쉽게 오만해진 나는 내가 마치 정의의 사도인 것 마냥 행동했다.

하지만, 그 아성은 나의 허점을 간파한 춘화의 도발로 생껄에서 무참하게 무너졌다. 말싸움에서도 졌고 당연히 이후 이어진 푸닥거리에서도 참패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기가 꺾였고 아이들과 고만 고만하게 지내는 사이가 되었던 것 같다.

악에 대항한다고 스스로 악을 키웠던 나의 조용한 몰락이었다.